
블로그의 첫 글이 '2,000억 손실의 주인공 인어공주'를 고른 이유는 편협적인 시각을 버리고 견문을 넓히겠다는 거룩한 명목 하에 이 영화를 선택한 저의 어리석음 때문입니다.
우리의 추억속에 잠들어있던 에리얼이 1989년에서 2023년으로 34년의 시공간을 건넌 그 순간, 34년 동안 지구의 바다는 온난화와 환경오염으로 에리얼이 살던 맑고 깨끗한 바닷속 환경과 달라졌습니다.
이전의 매력적인 모습으로는 현시대의 혹독한 바닷속 환경을 견디지 못한 것일까요... 에리얼의 피부는 검게 그을렸고 머리는 레게머리가 되었습니다.
신나게 악기를 연주하던 바닷속 친구들의 지느러미는 퇴화하여 악기연주는 구경조차 할 수 없었고, 용왕의 7자매는 모두 다른 인종의 배다른 자식이 되었습니다.
21세기 다문화 가정에서 자란 에리얼의 사랑이야기를 담은 인어공주 실사판 후기 시작합니다.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에리얼의 어머니는 인간에게 호감이 있었고 인어와 인간은 친해질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하지만 인간에 의해 목숨을 잃었고 이 사건으로 용왕은 자신의 7자매에게 바다 바깥으로는 나가지도 말라고하며 인간을 멀리하는 폐쇄적인 모습을 보입니다.

에리얼은 어머니가 인간에 의해 목숨을 잃었는데 불구하고 난파선에서 인류의 물품을 수집하고 비밀 아지트에 쌓아놓으며 인간을 동경합니다.
어머니를 죽음에 이르게 했지만 그건 인류의 일부일 뿐이고 이를 제외한 대부분의 인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죠.
이는 마치 테무에서 사기당해놓고 알리익스프레스는 괜찮다고 생각하는 저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담낭이 시큰거렸습니다.

운빨 보존의 법칙 때문일까요 에리얼은 2023년으로 오면서 외모는 주사위 1을 굴렸지만 연애운은 6이 나왔습니다.
바다에 빠진 사람을 구해줬더니 알고보니 '호감상에 돈 많고 이해심 깊은 왕자님' 아니겠어요?
정신좀 차리라고 같이 있어주다가 왕자를 구하러 온 사람들을 보고 도망을 갔지만 왕자도 생사를 넘나드는 와중 에리얼의 실루엣을 보았고 이리 저리 찾아다니기 시작합니다.

한편 해수면 위로도 모자라 해안가 까지 다녀온 에리얼에게 용왕은 깊은 빡침을 느끼고 훈육을 시작합니다.
아버지의 참교육에 맛이 간 에리얼은 울슐라와 거래하여 사흘간 인간이 됩니다.
거래 내용은 목소리와 두 다리의 등가교환입니다.
하지만 계약서는 점 하나도 잘 봐야하는법. 이 둘의 계약은 사흘 안에 왕자와 진정한 사랑의 키스를 해야한다는 조약이 있었고, 이를 이행하면 목소리와 다리 모두 소유할 수 있지만 그러지 못하면 목소리와 다리 둘 다 잃게됩니다.
노래 못하는 인어로 평생을 바다 속에서 배나 긁으며 히키코모리로 살았겠죠.

인간이된 에리얼은 어찌저찌 왕자 에릭과 썸을 타게됩니다.
돈에 대한 개념도 없고 자신의 백성에게 민폐만 끼치며 돌아다니지만 콩깍지가 단단히 쓰인 에릭은 '얼마면 돼!'를 외치며 에리얼을 졸졸 쫓아다닙니다.
하지만 에리얼은 키스에 대한 기억이서 지워버려 진도나갈 생각은 안하고 그저 맬랑꼴리한 상황만 즐기며 시간을 보내죠.

3총사가 고구마 먹은 에리얼을 도와줘 키스할 뻔 했지만 울슐라의 방해로 흐지부지 되고, 조급해진 울슐라가 에릭을 구해준 여인을 사칭한 바네사로 둔갑하여 세상에 나타납니다.

아무튼 바네사의 방해로 에리얼은 인간이 되지 못하고 다시 인어가됩니다.
모습을 드러낸 울슐라는 에리얼을 데리고 바다로 돌아가고, 집나간 딸을 찾던 아버지와 만나게 됩니다.
사체업자에게 빚이 한가득 쌓인 딸의 채무를 갚아주기 위해 용왕은 자신의 모든 권위를 내어주고 딸 대신 전기의자에 앉으며 생을 마감하는 비참한 길을 걷게되며 사기꾼이 새로운 용왕으로 탄생합니다.

새로운 권력이 생기면 기존 기득층 물갈이부터 하는게 세상의 이치, 울슐라는 에리얼과 에리얼을 찾으러 온 에릭을 죽이려하고 에리얼과 에릭은 이에 맞섭니다.
에릭을 공격하려던 울슐라를 에리얼이 방해하고, 울슐라는 자신이 아끼던 전기뱀장어 2마리를 자신의 손으로 죽이게 됩니다.
반려동물을 잃은 울슐라는 멘탈이 터져 먹물을 뿜으며 악당의 금기사항인 거대화를 시전하고, 자신이 만든 소용돌이로인해 떠오른 배를 에리얼이 조종하여 들이받아 명치를 뚫리며 죽게됩니다.

저 배는 얼마나 튼튼하면 배는 아작나있지만 밧줄도 삭지않고 조타도 잘되는지... 역시 21세기의 기술력 아닐까 싶습니다.
울슐라는 전기뱀장어 죽일 때는 레이저도 잘 쏘더니 거대화 하고서는 둔해빠진 몸짓으로 개미만하게 보이는 인간을 찌르려하고 있는지... 이래서 사람은 중요한 일을 앞두고 조급해하거나 흥분하면 안됩니다.

울슐라가 죽고 삼지창의 힘으로 용왕은 되살아납니다.
자신을 구해준 에리얼과 그녀를 위해 목숨을 바친 에릭을 보며 깨달음을 얻은 용왕은 에리얼을 사람으로 만들어주고, 영화는 해피엔딩으로 끝이 납니다.
뭔가 이상한게 한두개가 아니야
용왕의 7자매는 각자 7대양을 맡아서 관리하다가 산호달이 뜨는 날 모여서 회의를 하는 시간을 가지는데, 에리얼은 난파선 구경한다고 나타나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출근해서 외근 찍어놓고 지인 회사가서 소주 한잔 걸치는 팀장님 같은 포지션을 가지고 있어요. 심지어 미혼이야 노는 동안 쌓이는 똥은 용왕님이 다 처리하고 있겠죠. 그러니까 옆에 끼고 살았겠지 멀리가서 사고치면 처리하기 힘들어지니까...

그리고 에릭도 에리얼이 말하던 인어와 좋은 관계가 될 수 있는 사람의 부류가 아닌게 처음 시작할 때 배에서 선원들이 인어라고 작살 던지면서 죽이려고합니다. 그거 안말리다가 돌고래인거 알고 말리거든요?
애초에 에리얼이 사람으로 못변하고 에릭 앞에 나타났으면 그대로 잡혀서 인어박제 되는건 시간문제였습니다. 오히려 그랬으면 2시간 안버리고 5분만에 영화 끝났을테죠. 저는 1시간 55분 더 잘 수 있었고 이 글도 없었겠죠.
그리고 베네사를 너무 이쁜 여자로 캐스팅 했어요... 안그래도 에리얼을 보다보면 진짜 인'어'공주의 모습을 하고 있는데 에릭이 반해서 이야기 전개하는 모습이 너무 별로였거든요... 사람 취향이라는게 있다고 하지만 반할정도의 매력을 보여준 것 같지도 않았습니다. 심지어 말도 못하는 악조건에서...

그리고 인어들이 해수면에 올라오면 중심을 잡아야되는지 팔을 막 휘~휘 저으면서 있는데... 이게 진짜 제 집중력을 떨어트려서 힘들었어요...
또 물안이랑 밖이랑 왔다갔다 하는데 언제는 젖어있고 언제는 말라있고 그냥 영화가 디테일보다는 우리 기술력 이렇다! 우리는 흑인도 주인공 공주가 될 수 있다고 말하는 기업이다! 외치려고 만든 느낌이 강합니다.
아무튼... 영화보면 등장인문들의 행동이 이해가 가는데 문제가 생기고 이를 해결하는 과정이 재미가 없었다...
평점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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